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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렁한 전시장- 여전히 홀대받는 기독미술
 


한 조각가가 예수를 영접했다. 그는 신앙을 바탕으로 십자가, 예수님의 형상 등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고자 애썼다. 이것이 문화사역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그의 작품 활동을 안 담임목사는 기독교와 관련한 조각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형상물이 우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크리스천이 된 조각가는 신앙을 위해 조각을 포기해야 할지, 조각 때문에 신앙을 포기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이는 20여 년 전 기독교미술에 대해 교회가 무지할 때 있었던 이야기지만 지금도 크게 나아진 것은 없다는 것이 기독교미술계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기독교미술에 대한 교회의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개신교는 19세기 부흥운동의 영향으로 미술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구약성서의 '우상을 섬기지 말라'가 '형상에 대한 적대감'으로 이어졌고, 복음주의 개신교가 말씀 선포를 중시하면서 이미지는 배제되고 미술은 교육 및 선교의 보조수단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이환영 부회장은 "미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긴 했으나 아직도 그 중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신학교 교과과정에 기독교미술이 거의 없다"고 지적하면서 "목회자가 미술에 대해 모르면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기독교미술과 예술'이 정규과목이다.목회자의 무관심은 성도에게 영향을 미친다. 서성록 한국미술평론가협회장은 기독교미술 전시회를 찾는 기독인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단정했다.
그는 "고흐 전시회에 82만명, 샤갈엔 70만명이 다녀가고, 일반 전시회에도 평균 5만여명은 관람한다. 그러나 기독미술전시회에는 지인 몇 명이 왔다 갈 뿐"이라고 했다.
목원대 대학원 기독교미술학과 조혜경 연구원은 "그나마 일부 교회가 미술에 관심을 갖고 갤러리를 만들어 다행이다. 하지만 그 교회 미술인만 작품을 전시해 한계가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렇게 교계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기독교미술인들은 정부 지원에서도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술 지원금을 신청해도 종교색이 짙다는 이유로 심사에서 배제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기독교 미술을 통해 많은 기독인들이 풍성한 삶을 누리도록 하려면 교계가 미술발전에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부회장은 "신학교와 교회학교 등 각종 교육현장에 미술교육을 의도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술인을 적극 발굴,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전도지 교회주보 교회성구 전광판 등 제작에 이들을 적극 참여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김주철 한국미술인선교회 사무국장은 "가톨릭미술대전은 총상금이 2억원인 데 반해 기독교미술대전은 기껏해야 800만원"이라며 "실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계의 후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의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큰 비용이 들겠지만 인사동에 기독교전시관이 있을 때의 문화 영향력을 상상해 보라고도 말했다.


서 협회장은 "칼뱅도 말했듯이 예술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다. 많은 기독인들이 전시장을 찾아 누리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그는 "전시장을 찾는 것이 기독교미술인에겐 큰 격려"라며 "이것이 이어질 때 기독교문화가 세상의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키닷컴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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