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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서도 세상서도 외면받는 기독미술의 ‘딜레마’
 
교회서도 세상서도 외면받는 기독미술의 ‘딜레마’

심광섭 목사, 사미선 세미나서 발제
1937년 4월 26일, 나치가 게르니카를 폭격한 사건을 담은 피카소의 작품 ‘게르니카’. 신학자 폴 틸리히는 이 작품을 “하나의 위대한 개신교 회화”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일 서초동에 위치한 카페 아름다운땅에서 사랑의교회 미술인선교회가 주최하는 기독교미술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심광섭 목사(감신대 조직신학, 예술신학)는 ‘폴 틸리히의 표현주의 이해와 미술신학’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심 교수는 “틸리히는 피카소의 게르니카가 프로테스탄트 예술양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봤다. 그 이유는 어느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인간상황에 대한 프로테스탄트적 질문의 철저성이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기독교미술은 십자가나 기도하는 손,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 즉 기독교적 내용이나 주제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틸리히는 종교적 주제나 내용을 다뤘다고 해서 기독교미술이라 칭하지는 않았다.

심 교수는 “틸리히 문화신학의 핵심개념은 ‘궁극적인 것’(the ultimate, das Unbedingte)이었고, 그에게 있어 ‘표현된 것’은 실재의 깊이의 차원, 모든 것이 뿌리내리고 있는 터전이며 한없는 깊음이었다”고 말했다.

틸리히는 모든 것이 붕괴되고, 극단적으로 곤궁한 인간의 상황이 ‘표현된’ 피카소 작품 게르니카에 인간 조건이 전적으로 벗겨진 근본적인 통일이 존재하기 때문에 프로테스탄트 미술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심 교수는 “틸리히는 ‘표현주의’ 예술은 비록 그것이 종교적 주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보이는 현실을 깨고 더 깊은 실재를 드러내기 때문에, 종교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궁극적 실재를 드러내지 못하는 소위 종교예술보다 더욱 종교적이라고 보았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호프만(Hoffmann)이 그린 예수의 초상화 그림보다 세잔(Cezanne)의 사과 그림이 궁극적 실재의 현존을 더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과 같다. 틸리히의 관점에서 라파엘로의 예술은 종교적 내용을 다루기는 했지만, 현실을 미화했기 때문에 가장 부정적이다.

심 교수는 “에밀 놀데, 에른스트 바를라흐 등은 성서와 기독교의 핵심 주제인 십자가를 그린 화가들이지만 그들의 작품은 교회적, 종교적 양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기독교미술은 교회적 양식이면 현대인이 외면하고 현대적 양식이면 교회가 외면하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미술이 고립된 섬이 되지 않으려면 틸리히의 주장처럼 작품의 주제나 작가의 종교에서가 아니라 예술의 표현적 양식을 통해 예술(미술)의 종교성(프로테스탄트성)을 찾고자 하는 시도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또 예술과 신앙(신학)의 관계에서도 예술이 성서의 이야기와 교리를 설명하는 도구로써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 것, 다른 것, 창조적인 것을 추구해온 예술을 통해 신학과 교회는 ‘자기혁신’의 시각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천투데이 이미경 기자 mk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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