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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불라(Rabbula) 복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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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는 아직 인쇄본 성경이 나오지 않아서 양피지에 필사하는 성경들이 많이 있었다. 전해오는 성경 중에 시리아의 자그바 성 요한 수도원에 있던 라불라 수도사가 시리아어로 만든 필사본 성경에는 페이지 전체가 그림으로 가득 찬 삽화본이 있는데 이른 시기의 성화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586년에 그려진 이 성화들은 6세기의 회화적 표현을 보여주고 있는데 예를 들면 성령강림에서는 머리위에 불꽃이 피어오르는 모습인데 이것은 불의 혀와 같이 성령이 내려왔다는 사도행전의 내용을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특이한 표현의 시원이다. 그리고 십자가에 예수님이 매달린 그리스도의 책형이라는 주제도 여기에서 처음 만나게 된다. 이후에는 다 일반화된 표현방식이나 역사적으로 처음 등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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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책형과 그리스도의 부활, 586년, 피렌체 메디치 라우렌지아나 도서관.
이 복음서에는 모두 14장의 삽도들이 있으나 여기서는 그 중 두 장면만 보고자 한다. 상단의 그림은 <십자가 책형>과 <그리스도의 부활> 장면이 상하로 나뉘어져 있다. 위의 그리스도는 돌아가시기 바로 전의 모습으로 좌우의 강도들과 함께 묘사되어 있다. 병사들은 창으로 옆구리를 찔러 돌아가심을 확인하고 있고 그 아래에 병사들이 옷을 나누어 가지려고 하고 있다. 왼쪽으로는 마리아가 매우 슬픈 얼굴로 바라보고 있으며 예수님이 다른 사람들 보다 크게 그려져 고풍스러운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에는 그리스도가 부활하여 무덤 밖으로 나와서 두 여인에게 나타나심과 막달라 마리아에게 따로 나타나시어 손대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여기서 예수님은 한 화면에 여러 번 등장하는 고식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이 그림들은 매우 서툴러 보이지만 정성껏 믿음으로 새롭게 그려보려고 했던 6세기 화가의 마음가짐을 느낄 수가 있다. 후대에는 모두 다 일반화 되었지만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사실적으로 성경의 내용을 전달하려고 했던 시도 역시 성령의 감동으로 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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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승천, 586년, 피렌체 메디치 라우렌지아나 도서관.
위의 장면은 <그리스도의 승천>으로 예수님이 부활 하신 후 40일이 지나고 드디어 승천하시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날개가 매우 큰 천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하늘로 오르는 예수님은 수염을 기르고 위엄을 보이고 있다. 그 아래에는 마리아가 예수님의 어머니로서 권위를 갖고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제 새로운 한해가 새롭게 시작하는 이때에 이 복음서에 그려진 바와 같이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시고 승천하신 주님의 은혜로 아름다운 한해가 되기를 바라며 용해원 시인의 기도로 시작하고 싶다.
새로운 해
새로운 날들이 열려지고 있습니다.
삶의 개혁자인 예수여!
이 한해를 인도하옵소서!
목수이신 당신의 손길로
깎아야 할 곳은 깎아내어 주시고
잘라야 할 곳은 잘라내어 주시고
다듬어야 할 곳은 다듬어 주시고
못박아야 할 곳은 못 박아 주시사
우리의 영육을 새롭게 하소서
용해원, 「삶의 개혁자 예수」중에서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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