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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일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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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일생
대부분의 성화들은 어떤 한 순간을 포착해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그러나 여기에서 보는 것과 같이 예수님의 전 생애를 작품으로 다루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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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모, 예수님의 생애, 2009, 작가 소장
위의 것은 정관모(1937~ 현재)의 <예수님의 생애>인데 작가는 조각가이자 화가이다. 중앙에는 빛처럼 밝게 빛나는 예수님이 계시고 그 둘레에 예수님의 전 생애가 단순화되고 압축되어 표현되고 있다. 수태고지에서부터 부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순간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각각 어떤 장면인지를 하나씩 짚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글로 설명하려고 하면 얼마든지 길어 질 장면들을 이렇게 이미지화하여 간결하게 표현하는 일은 그림의 또 다른 매력이다.
위에는 수태고지, 탄생, 목수일하기, 세례, 산상수훈, 바다 위를 걸으심, 탕자의 귀환 등이 있고 다시 왼쪽으로 내려가면서 가나의 혼인잔치, 오병이어의 기적, 십자가에 달리심, 무덤에 갇히심, 부활의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특징만을 잡아 새롭게 포착하는 감각과 색상의 조화가 참신하며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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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14처, 로자리오 성당, 방스 그리고 성당내부 모습
한편 위의 그림은 마티스(1869~1954)가 프랑스 남부의 방스에 있는 로자리오 성당에 그린 것인데 채색은 없고 흰 타일위에 검은 선으로, 예수님이 고난 받으실 때의 소위 14처라고 하는 장면들을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은 제단 옆에 그려져 있는데 다른 그림들과 함께 스테인드글라스의 빛에 의해 간혹 색깔이 드리워지기도 한다. 일일이 번호가 붙어 있는데 1처인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심, 2처인 십자가를 지심으로부터 시작하여 14처의 무덤에 묻히심에 이르기까지 14개의 장면들이 스케치 풍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그려지고 있다. 제일 중앙에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신 것이 자리 잡고 있으며 좌우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
마티스는 결정적인 한 선을 찾기 위해 부단히 선을 그어보고 있으며 어쩌면 이러한 선들은 그의 지난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가 찾은 선들은 그렇다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그런 선도 아니다. 이 선들이야말로 2차원을 넘어 우리를 4차원의 영적 세계로 이끌어가는 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님의 생애를 돌아보면 하나님의 아들로서 오직 인류 구원의 길만을 위해 살아오셨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높고 높으신 하나님께서 우리 죄 많은 인간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그 아들을 낮고 낮은 말구유에 태어나게 하시고, 가난한 자, 소외된 자들의 친구가 되시고, 병든 자, 귀신들린 자들을 고치시며, 끝내 희생 제물 되어 죽으신 그 사랑이 예수님 탄생을 기념하며 기뻐하는 계절에 더욱 가슴깊이 전해온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화들을 통해 성경의 긴 이야기를 이미지로 들을 수가 있었다. 성경을 읽을 때 처음에는 눈으로, 소리 내어 입으로, 밑줄 그으며 손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느끼며 읽으라는 말씀이 있다. 성화를 통해 성경을 마음으로 읽으며 하나님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고 또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 오고 오는 세대에 전해지는 His Story, 즉 History 를 만들어가는 자가 되었으면 한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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