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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비탈레 성당의 벽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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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비탈레 성당의 벽화
모자이크로 온 벽면이 화려하게 장식된 비잔틴 시대의 아름다운 화면은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라벤나(Ravenna)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라벤나에 있는 성 비탈레 성당은 2세기에 활동하다 순교하였던 비탈리스(Vitalis)를 추모하기 위해 건립되었는데 내부를 보면 제단 위에는 예수님이 천국보좌에 앉아 계시며 그 아래에 당시의 황제 유스티니아누스와 황후 테오도라가 시종들과 함께 있는 장면이 나오고 왼쪽 벽면에 아브라함이 세 천사를 대접하는 장면과 이삭을 바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성 비탈레 성당 내부, 547년, 라벤나, 이탈리아
중앙 벽면 위에 그려진 예수님은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머리가 짧고 수염도 없어 후대의 수염이 많고 머리가 긴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좌우에는 천사가 있고 왼쪽에는 비탈리스, 그리고 오른쪽에는 이 성당을 짓기 시작한 에클레시우스 대주교가 그려져 있다. 예수님은 왼손에 두루마리를 들고 오른손으로는 면류관을 비탈리스에게 주려고 하며, 발아래에는 꽃들이 피어있는 초원 중앙에 네 개의 강이 흐르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성 비탈레 성당 내부 왼쪽 벽 중간부분
제단 왼쪽 옆 벽면에는 아브라함이 세 천사를 대접하는 장면과 아들 이삭을 찌르려고 칼을 든 아브라함에게 하늘에서 손이 내려오는 것이 그려져 있다. 작은 반원 모양의 화면 속에 많은 내용이 압축되어 있는데 정성을 다하여 격조 있게 묘사되어 있고 여백에는 정교하게 그려진 예쁜 꽃들로 장식되어 있다. 구약의 많은 내용 중에서, 아브라함이 갑자기 방문한 천사들을 정성껏 접대하여 이삭을 낳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고, 또 그 아들을 바치라는 말씀에 순종한 믿음으로 축복받아 믿음의 조상이 되는 내용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져 핵심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초기의 기독교미술에는 모자이크 기법으로 벽면이 모두 장식되어 있다. 대리석 대신에 반짝이는 유리를 사용하여 보다 화려하고 채색이 살아있는 화면을 만들려고 하였다. 이점은 동방의 신비함과 신앙적인 면이 어우러져 그리스 로마 미술과는 다른, 깊이 있는 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단순성과 평면성이 종교미술에서는 보다 더 효과적임이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성당에는 표현되지 않는 황제와 황후가 묘사되어 있는 점도 특이한데 황제는 예수님처럼 두광을 두르고 있으며 12명의 시종을 거느리고 있어 예수님이 12제자를 동반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것은 비잔틴시대에서는 황제와 황후가 정치적 왕일뿐만 아니라 신적인 왕이기도 한 제정일치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성당은 대주교 막시미아누스에 의해 547년에 완성되었는데 그는 가까운 클라세에도 성 아폴리나레 성당을 건축하여 큰 위업을 이루었다. 두 곳 모두에 은행가였던 율리아누스가 자금을 대었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을 생전에 만들 수 있었던 그들이 부러우며, 이번에 아름다운 새 성전을 하나님께 봉헌한 일산동안교회 성도들도 라벤나의 그들과 비슷한 기쁨을 느꼈으리라고 생각된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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