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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여 임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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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이여 임하소서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오순절에 마가의 다락방에 함께 모여 있던 성도들에게 성령이 임하였다. 부활하신 후 40일간 제자들과 함께 하시면서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하셨던 그 약속대로 말이다. 이를 통해 제자들과 그곳에 모여 있던 성도들은 모두 성령의 충만함을 받아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각기 다른 언어로 말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들은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이해하게 된다. 하늘로 높이 바벨탑을 쌓아 하나님 대신 우리의 이름을 내고, 흩어져 이 땅을 다스리는 대신 한곳에 모여 안주하려는 인간들을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함으로 흩으셨던 하나님께서 오순절 성령강림을 통하여 우리를 다시 하나 되게 하시는 놀라운 은혜가 임한 것이다.
성령강림이라는 엄청난 경험을 엘 그레코 등의 많은 화가들이 표현하였는데 여기서는 보다 개성 넘치게 표현하였던 20세기의 표현주의 작가였던 에밀 놀데와 일본인 화가인 와다나베 사다오의 작품을 보고자 한다.
에밀 놀데(Emil Nolde, 1867~1956)는 독일의 놀데 지방 출신의 화가로서 강렬한 채색과 독특한 형태를 통해 우리에게 다가서는 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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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놀데, 성령강림, 1909년
위의 작품은 상기된 모습으로 입을 벌려 기도하는 모습들이 다소 거친 듯한 생동감으로 그려져 있는데 강한 채색과 질감을 활용하여 표현주의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머리위에는 모두 불꽃이 하나씩 꽂혀 있는데 이것은 불의 혀같이 갈라지는 것들이 임했음을 그의 해석대로 표현한 것 같다. 머리위의 불꽃, 홍조 띤 달아오른 뺨의 붉은 색과 테이블과 얼굴들의 노란색이 강렬한 대조를 보인다.
한편 기독교 주제의 판화작품을 주로 하였던 일본의 와다나베 사다오(渡辺禎雄,1913~1996)는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성경에서 채택하고 있는데 그는 예수님의 제자들을 일본인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복식도 일본인의 복장으로 바꾸어 표현한다. 이를 통해 성경의 말씀들이 보다 친숙하게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복음이 널리 전파되지 못하는 일본에서 성화의 자국화(自國化)를 통해 애쓰는 그의 노력이 참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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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나베 사다오, 성령강림, 1975년
위의 작품에서 제자들은 모두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위를 쳐다보고 있다. 에밀 놀데의 무겁고 투박한 표정들과는 사뭇 다르며 놀라움 가운데서도 표현을 절제하는 일본인들의 표정이 보이는 것 같다. 역시 머리에 불꽃을 하나씩 달고 있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정교하게 표현된 손과 팔의 동작과 의자에 앉은 대신 무릎을 꿇고 위로부터 임하시는 성령님을 기대하는 모습이 놀데의 작품과 비교되며 한 성령님이지만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어떻게 다르게 경험되는지를 두 작품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다.
성령강림은 우리 모두에게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이며 세상을 향해 담대히 증인되는 삶을 살아가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필자도 예전에 목사님들과 같이 마가의 다락방에서 함께 뜨겁게 기도하였던 것이 기억에 생생하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모이기를 힘쓰고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힘쓰며 하나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매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는 은혜가 한때의 경험이 아닌 오늘도 현재진행형으로 임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한정희(홍익대 미술대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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