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 |
 |
|
유라굴로 광풍을 넘어서 |
|
|
| |
사도행전 27~28장에는 로마로 압송되어 가는 바울의 조난당하였던 이야기가 실려있다. 이스라엘의 가이샤라에서부터 로마까지 2200km를 항해해서 가게 되는 도중 그리스의 그레데 해역에서 큰 풍랑을 만나게 된다. 이것이 유라굴로 광풍(Euroclydon)이라는 것으로 지중해에 부는 사나운 바람이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 심하게 부는데 바울이 이를 피하기 위해 겨울을 지나고 나서 가자고 했으나 백부장이 선장의 말을 더 믿고 출항하였다가 풍랑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파선할 정도의 심한 고생을 하고나서 사도 바울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나게 되었던 것인데 이 내용은 설교와 또 그림의 주제로 많이 채택되고 있다.
.jpg)
클로드 죠셉 베르네, 파선, 1773년, 내셔널 갤러리, 런던
위의 그림은 프랑스 화가인 클로드 조셉 베르네(Claude-Joseph Vernet, 1714~1789)의 파선(Shipwreck)이라는 작품으로 폭풍우에 난파되려고 하는 바울 일행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베르네는 프랑스의 아비뇽 출신으로 후에 로마에 가서 오래 거주하며 그림을 그렸다. 부친과 그의 아들 삼대가 모두 화가인 예술가 집안이며 주로 자연의 풍경을 그리는데 특히 바울이 조난을 당하던 주제를 많이 그렸다.
베르네는 어두운 먹구름이 덮힌 하늘 아래로 밝은 하늘을 넣어 절망과 희망을 함께 보여주며 심하게 기울어진 배를 통하여 광풍의 위력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앞에는 새벽에 섬에 상륙하려는 바울 일행의 모습이 있는데 그렇다면 지평선의 밝은 모습은 새벽에 동이 트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jpg)
가우다 섬의 모습, 이 섬 주변에서 풍랑을 만남
이 사진은 바울이 난파될 뻔 했던 그레데섬의 남쪽에 있는 가우다(Cauda) 섬의 모습이다. 사진은 멀리 파란 바다가 아름답게 보이고 앞에는 교회가 그림과 같이 자리하고 있는 평화스러운 장면이다. 이것은 어쩌면 편안한 우리의 일상의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제 불행과 위기가 닥칠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바울과 함께 떠났던 일행들도 곧 불어 닥칠 폭풍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곧 죽음이 눈앞에 왔다 갔다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우리의 인생도 이와 같이 한치 앞을 보지 못한 채 진행되는 것이 아닐까?
유라굴로 광풍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다. 거의 죽을 것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바울은 일행들에게 희망을 주고 모두를 구제해주며 곧 위험이 사라질 것을 예언하며 심지어 기운을 차리기 위해 “이것이 너희의 구원을 위하는 것이요 너희중 머리카락 하나도 잃을 자가 없으리라”라고 하며 음식을 먹으라고까지 한다.행 27:34 바울은 자신이 죄인으로 압송되어 가는 처지임에도 의연하게 일행의 안위를 염려하며 모두를 안전하게 인도하여 마침내 로마에 이르게 한다. 그곳에서 그는 생을 마감하게 되지만 그는 기쁘게 자신에게 주어진 전도의 사명을 확실하게 이행한다.
21세기에 들어와서도 세계는 더욱 무서운 유라굴로들이 곳곳에서 불어오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 핵폭발, 종교분쟁, 인종분쟁, 경제위기, 자유화 물결, 진보와 보수의 대립 등이 우리의 신변을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기독교도 요즘은 엄청난 유라굴로에 의해 신자가 줄어드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우리는 바울이 보여주었던 것과 같은 담대함과 믿음 그리고 예견으로 이 시련을 헤쳐 나갔으면 한다.
한정희 교수(홍익대 미술대학) |
|
| |
 |
|
공지사항
